사전적 의미로는 '한 시대의 복식 또는 복식의 변화에 관한 역사'입니다. 모든 분야 에는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전통과 유례가 있듯이 패션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흔히들 패션은 돌고 돈다고 합니다. 2023년 올해는 작년부터 열풍인 Y2K 즉, 2000년대의 스타일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것을 하나의 사회 현상 또는 패턴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옷의 기원과 백 년 전 혹은 천 년 전 사람들이 어떤 옷을 왜 입었는지 들여다보면 단순히 '패션'뿐 아니라 그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요즘과 같이 강의가 잘 되어있는 시대에 살며 좋은 점은, 굳이 전공을 하지 않아도 관심 있는 분야의 강의를 찾아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역사를 전공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지만 평소 역사 강연과 프로그램을 찾아들을 정도로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할 수 있겠지만 패션 역시 기원과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회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패션디자이너로써 옷의 기원과 흐름을 공부하면 디자인에 직접적인 플러스 효과가 없을지언정 토대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여러 인터넷 강의를 찾았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교 강의 혹은 방통대와 같은 사이버대학교 외에 개인적으로 들을 수 있는 강의를 아직은 찾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복식사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역사와 같이 복식사 역시 방대합니다.
시험을 위해 읽는 전공 서적 이었다면 지루해서 몇 페이지 넘기다 지쳤을 테지만 취미와 같이 읽기 시작하니 읽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패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쉬엄쉬엄 교양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출판사 : 혜지원
작가 : 그림자
1편 : 고대 ~ 르네상스
2편 : 바로크 ~ 아르누보
일러스트로 보는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는 1편과 2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책은 시대적 배경 설명과 함께 지도로 시작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큰 흐름별로 설명이 되어있으며 해당 시대에 맞는 복식 요소들이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습니다. 일러스트로 보는 책답게 일러스트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의류뿐 아니라 그 시대의 액세서리, 헤어스타일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p110과 같이 '로마네스크 독일 양식' 등 나라별로 복식도 나뉘어 있습니다. 모든 나라가 연도 별로 있지는 않지만 큰 흐름들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제가 읽었던 복식사 책들은 대부분 전공서적들로 참고 사진 보다 글들이 더 많아 읽다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은 직접 구글링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 1권과 2권은 일러스트가 메인인 책이다 보니 글을 읽고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기에 서양 복식사를 독학하기 전에 먼저 선행 학습식으로 읽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판사 : 교문사
작가 : 김민자 / 최현수 / 김윤희 / 하지수 / 최수현 / 고현진
패션을 전공하던 패션학도 시절 교수님께 추천을 받았던 책으로 복식사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첫번째 책 으로 가장 애정하고 닳도록 읽고 있는 중 이기도 합니다.
'서양패션 멀티 콘텐츠'는 총 5가지의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파트별로 패션뿐 아니라 시대적 상황을 보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중간에는 쉬어가는 방식으로 영화 속의 복식과 주요 인물들 소개도 있습니다. 대학교 교수님들이 저자인 책답게 많은 내용을 가지고 있고 두꺼운 책입니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 없는 게 설명이 자세히 풀어져있기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소개했던 일러스트로 보는 유럽 복식 문화와 역사를 옆에 두고 찾아보면서 보기도 했습니다.
얕은 TIP!
서양패션 멀티 콘텐츠의 경우 들고 다니기엔 무겁기에 파트별로 분권 작업을 추천. 총 5권의 얇게 분권이 되며 읽고 있는 파트만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음
출판사 : 비공식 출판공방 (텀블벅)
텀블벅에서 펀딩으로 구매했던 비공식 출판공방의 '라 로브 스띨 앙삐르:엠파이어 실루엣 1800-1820'입니다. 엠파이어 실루엣은 리젠시 스타일 로도도 불리웁니다.나폴레옹이 황제로 있던 시기의 유행했던 스타일로 그리스/로마 양식으로의 복귀를 추구했던 '신고전주의' 시대의 일러스트들을 묶어둔 도록입니다.
라 로브 스띨 앙삐르 책은 1797년 ~ 1839년에 프랑스에서 발행 되었던 패션 신문인 '쥬르날 데 담에 데 모드' 즉 , 여성 패션 저널에 실린 일러스트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양의 의복 스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여성 의복뿐 아니라 남성의 스타일도 실려있습니다.
복식사에 큰 흥미를 두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의 일러스트를 후루룩 훑어보는 것도 좋을 만큼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비록 지금은 펀딩이 끝난 책으로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는 없지만 비공식 출판공방에서 이런 유의 도록이 출간된다면 관심 있게 둘러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복식사 공부뿐 아니라 소장용으로도 좋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 사회평론아카데미
작가 : 변경희 / 아이다 유엔 윙 외 12명
위의 3권의 책은 서양 복식사 도서들이라고 하면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책은 22년 여름에 출시된 '패션, 근대를 만나다'입니다. 표지 사진 에도 적혀있든 아시아의 근대와 패션, 정체성, 권력에 대한 책입니다.
한국 복식사의 경우 한복에 대한 역사를 공부하게 됩니다. 한복은 아름답고 지켜야 하는 우리나라의 고유 전통 중 하나입니다. 다만 한복 디자이너가 아닌 기성복을 디자인하는 저로써는 아직까지는 한국 복식사는 잠시 미뤄두고 있습니다. 그럼 한국의 근대화가 시작된 시기, 일명 모던걸 / 모던보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서양복식을 접하게 되었는지 그 시대에 유행했던 서양스타일은 무엇이었는지 등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에는 서양 복식에 대한 책은 여러 권 있지만 한국의 근대사 때 의복 관련 책은 (저에게는) 처음이어서 흥미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과 함께 중국 , 일본 의 복식 문화 역시 담겨 있습니다. 챕터별로 저자가 각기 다릅니다. 작가들의 국적 역시 한국 / 중국 /일본 교수님들로 마치 논문을 읽는 듯 하지만 흥미로운 책입니다. 아직 전체를 읽지는 못했지만 개항 이후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인 대 한국의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과정이 무엇인지 조금이니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다고 복식사에 대해 모든 걸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흥미를 가지고 읽어나가다 보면 미드/영드 등 해외 역사물을 볼 때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혹은 제인 오스틴 등의 고전 소설을 읽을 때 꼭 소설의 시대를 검색해 봅니다. 그렇게 시대를 알고 보면 소설 속 인물들이 파티에 갈 때, 집에서 있을 때 와 같이 무슨 옷을 입고 있을지 상상이 더 잘됩니다. 이런 상상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두 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답니다. 다음 복식사 카테고리에서는 왓챠와 넷플릭스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복식사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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