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뮤지컬 <스위니토드> 프리뷰 공연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와 노래뿐 아니라 무대 미술과 배우들의 의상들 역시 화려해서 뮤지컬이 끝날 때까지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었습니다. 뮤지컬이 끝난 후, 스위니토드의 무대의상들이 계속 생각이 났기에 그 시대의 배경과 복식에 대해서 찾아보았습니다. 관람 전에 미리 찾아보았더라면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에 정리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극작가 '크리스토퍼 본드'의 연극을 각색한 미국의 라이선스 뮤지컬입니다. 크리스토퍼 본드는 도시전설 중 하나였던 '스위니 토드'를 역극으로 탄생시켰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사와 작곡을 휴 휠러가 극본을 담당하여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초연이 올랐습니다. 스위니토드의 시대적 배경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이며 산업혁명으로 부유해진 런던 입니다.권력층들은 그들의 힘을 무자비하게 남용했습니다. 권력층이었던 판사 '터핀'에 의해 젊고 재능 있었던 이발사 '벤자민 바커'와 그의 아름다웠던 아내 '루시' 그리고 어린 딸 '조안나'에게 불어닥친 비극적인 이야기와 다시 돌아온 이발사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입니다.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넘버 중 'A Little Priest'에서는 '또 누가 먹히고 먹느냐지~'등과 같이 풍자적인 요소가 담겨있습니다.
극의 시대적 배경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1837년부터 1901년-시대입니다. 19세기의 영국은 일명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리었을 만큼 영국의 전성시대였습니다. 영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여왕이 통치하는 제국주의 국가였습니다. 산업혁명을 일으켰으며 산업 자본주의를 발전시켜 많은 부를 이루었습니다. 산업혁명은 영국 뿐 아니라 많은 영국 국민들 에게도 부를 안겨다 주었습니다. 반면 시장 경쟁에서 도태된 농민들-그 외에 시민들-은 본인의 농업을 포기하고 임금을 받으며 일을 하는 노동자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노동 환경은 가혹했으며 잠잘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해 빨랫줄에 몸을 널어서 잠을 자는 형태 등 지금으로서는 상상을 하기 힘든 열악한 숙소들에서 지내야만 했습니다. 또한 이 시대에는 어린아이들 역시 보호받지 못하고 노동 현장에서 약 16시간 씩 일 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공장 에서뿐 아니라 성인들은 좁아서 들어갈 수 없었던 굴뚝 청소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희생된 어린아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대지주와 공장장들 혹은 귀족들은 풍요로운 생활을 했으며 이와 대조되게 노동자들은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극의 초반에서 스위니 토드가 런던에 도착해서 러빗 부인의 파이 가게에 들어갑니다. 러빗 부인은 손님인 토드에게 파이를 주면서 부르는 넘버인 'The Worst Pies in London'에서는 '고깃값을 생각하면 욕 나오네~'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이는 시대적 배경을 암시하는 가사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극이 시작되면 앙상블들이 가장 먼저 등장합니다. 여기서 저의 눈길을 끌었던 건 배우들의 스커트였습니다. 스커트의 겉감은 누더기와 같이 천이 뜯긴 듯 형태만 남아 스커트 안쪽에 있어야 할 '크리놀린 (Crinoline)'위에 붙어져 오히려 크리놀린만 입은 듯했습니다. 크리놀린 이란, 1840년에 등장한 속치마와 같은 개념으로 드레스 안에 착용하여 스커트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입는 것이었습니다. 초창기 에는 말총과 양모를 섞어 만든 천으로 만들었지만 이후 고래뼈 , 철사 등 을 사용하여 버팀대와 같은 모양으로 개량되었습니다. 크리놀린은 전체가 둥근 형태였지만 스커트의 뒷부분과 옆부분만 풍성해지게 하는 '크리놀레트'도 등장했습니다. 이 시대 에는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 등 여성들이 크리놀린을 많이 착용하였으며 '크리놀린의 시대'라고도 불리었습니다. 크리놀린 시대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작된 부르주아 복식 문화입니다. 1850년대까지의 번 형적인 벨 모양의 커다란 크리놀린 스타일은 변화하였습니다. 186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풍성하고 큰 스커트는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벨 형식의 커다랗게 덮인 스커트는 끝단에 레이스가 층층이 달린 '플라운스(Flounces)'로 변형되었습니다. 이는 스커트의 양끝을 커튼과 같이 걷어 올려 뒤로 늘어지게 하기도 했습니다. 극 중 러빗 부인의 스커트-앞치마를 제외한-는 빅토리아 중기 시대인 1860년대 의 복식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러빗 부인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주인공 '스위니 토드'는 극 중 에서 대부분 더블브레스트 조끼와 타이트한 바지만을 착용합니다. 이와 다르게 터빈 판사는 오늘날의 정장 코트와 같은 '프록(Frock)'를 걸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뿐 아니라 근대 서양에서 프록은 신사들 즉 계급층들이 즐겨 입는 복식이었습니다. 이로써 이발사인 스위니 토드와 판사인 터빈의 복식으로 계층이 나뉨을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12월 1일부터 23년 3월 5일 까지 잠실에 위치한 샤롯데시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크리놀린 : Museum of London
플라운스 : https://www.flickr.com/photos/charmainezoe/12292495376/in/photost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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