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역사를 '복식사'라고 합니다. 복식사는 단순히 '옷'의 역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점차 바뀌어갑니다. 프랑스혁명 이전까지 평민과 귀족의 옷차림은 서로 달랐습니다. 혁명이 일어난 후 초기 복식 규제법이 폐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총재정부 시대에 들어서면서 과장되며 부 조화스러운 귀족풍의 복식을 입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와 같이 패션 역시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어 역사와 유기적으로 흘러갑니다. 복식사는 크게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로 나누어집니다. 역사가 긴 만큼 의식주의 하나인 '복식' 역시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대의 서양 복식사와 그 특징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20세기 초부터 복식사에도 현대화의 진행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근대사회까지 입었던 과장된 실루엣은 보다 실용적이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재봉사'라는 뜻의 쿠튀리에들이 중심이 된 오트 쿠튀르가 프랑스 패션을 이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은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함께 복식도 바뀌었습니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다양한 아르데코 , 미래파 , 야수파 등 예술 양식들이 등장했습니다. 여성복식에서는 1910년대 유행의 주축이었던 폴 푸아레가 여성의 신체를 압박했던 코르셋을 없애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는 스커트 밑단이 바닥에 끌리지 않을 정도의 짧은 길이와 슬립 하며 긴 원주형의 실루엣인 '호블 스커트(Hobble skirt)'를 발표했습니다. 호블 스커트는 밑단이 좁아서 걸어 다니는 것에 지장을 주었습니다. 이 시기 유럽은 발레와 함께 이국풍의 유행이 불었습니다. 폴 푸아레 역시 튀르키예(터키) 등 근동 아시아의 이국적인 디자인을 패션 요소로 미너렛 튜닉 , 하렘팬츠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과 함께 복식도 보다 실용적이게 변화되었습니다. 치마 길이가 바닥으로부터 4"가 올라갔으며 전쟁 발발 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여성들은 단순한 유니폼과 같은 의복을 입었습니다. 또한 코르셋에 들어가는 금속 수급이 어려워지자 활동성이 편한 '브래지어'로 대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스커트의 경우 '후프'와 같은 버팀대 사용 대신 '페티코트'를 여러 겹 겹쳐 입는 걸 통해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코코 샤넬'은 모자 디자인에 이은 의상 디자인도 시작했습니다.
전쟁 이후 , 미국의 주가 폭락이 오기 전까지 경제적으로 호황을 누린 시기입니다. 일명 '광란의 20년대' 또는 '재즈시대'로 불렸습니다. 20년대에는 영화산업이 발전하였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독립적이며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여성을 '플래퍼(flapper)'라고 했으며 진한 화장과 단발머리를 하며 신여성의 모습으로 지칭했습니다. 1920년대를 대표하는 복식은 '플래퍼'스타일 혹은 '가르손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단벌머리와 함께 인체를 구속하지 않는 편안한 실루엣과 짧은 스커트를 착용했습니다. 또한 인체 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직선으로 떨어지는 로우 웨이스트라인의 '쉬프트 드레스'를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격식을 차려입는 이브닝 웨어 역시 이들의 스타일에 맞춰 짧은 기장이 유행을 하였습니다. 후반에는 앞은 짧으며 뒤는 점점 길어지는 이브닝 가운의 햄라인이 유행했습니다.
대량생산기술의 발달로 맞춤복이 아닌 기성복과 함께 중상층을 위한 상점들이 성장하였습니다. 섬유 역시 발달하여 스타킹에는 실크 소재를 대신하여 '레이온'이 사용되었습니다. 코코 샤넬은 1926년 '리틀 블랙 드레스'를 발표하였고 남성의 속옷에 주로 사용되었던 '저지(jersey)'소재를 카디건과 스웨터에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의 레저스포츠와 야외활동 역시 늘어났으며 피케 셔츠, 플리츠스커트 , 퀼로트 등이 유행하였습니다.
1929년 미국의 주가 폭락으로 세계는 대공황에 빠졌습니다. 화려했던 20년대에 비해 복식은 단순해지며 전통적인 스타일로 돌아가고자 했습니다. 내려갔던 허리선은 인체의 본래 허리선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스커트의 경우 고어 혹은 바이어스 재단한 요크를 넣어 엉덩이~허벅지까지 인체의 실루엣이 드러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대공황 이후 새로운 옷을 사 입는 것보다는 집에서 직접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오트 쿠튀르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시련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기성복인 프레타포르테(Ready-to-wear) 혹은 라이선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미국은 대량생산을 중심으로 의류산업이 성장하였습니다. 또한 실용적이며 편안한 디자인 인 '세퍼레이츠(Separates)'가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 디자인은 상하의가 개별적으로 디자인되어 다른 품목의 상하의 와 번갈아 가면서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 컬러 영화 시대가 시작되었고 할리우드는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대중들이 영화를 많이 찾으면서 영화배우들은 선망이 되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1930년대의 할리우드는 화려하며 글래머 한 매력이 대세였습니다. 배우들은 영화 속에서 모피 , 시퀸 , 시폰 등과 같은 소재의 옷을 주로 입었습니다. 깊게 파인 네크라인의 드레스를 통해 인체의 우아함을 보여줬으며, 할리우드 이브닝드레스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2023년 연극 추천 '셰익스피어 인 러브' 와 르네상스 패션(복식사) (0) | 2023.03.05 |
---|---|
패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읽어야할 서양 복식사 책 (0) | 2023.01.25 |
연말 뮤지컬 스위니토드 후기 와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복식 (0) | 2022.12.06 |
패션의 역사 1970년대 ~ 1990년대 흐름과 특징 (0) | 2022.11.23 |
패션의 역사 1940년 ~ 1960년대 흐름과 특징 (0) | 2022.11.22 |